안녕하세요.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으로 지식iN 법률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김병영 변호사입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혼란이 너무나도 뚜렷해서, 이 상황 속에서 어떻게 견디고 계신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용기라 생각됩니다. 지금 겪고 계신 일은 단순히 부부 간의 갈등이나 오해가 아닙니다. 현재 상황은 충분히 ‘배우자의 방치’ 또는 ‘정신적 학대’로 해석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선, 현재 고객님께서는 중증 수준의 스트레스, 불안증,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를 한 달 넘게 받고 계시며, 지속적으로 약물 복용을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 불안이 아니라,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됩니다.

남편분께서 이러한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다름없이 혹은 오히려 더 자주 외출하고 술자리를 갖고 외박까지 반복하고 계시다는 점은 분명히 책임 회피와 무관심, 그리고 더 나아가 정서적 방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중증 정신질환 치료 중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 심화시키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민법에서 말하는 ‘부부 간의 협조 및 보호 의무’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술을 마신 후 집에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은 단순한 방임을 넘어서 정신적 폭력, 즉 정서적 학대로도 평가될 수 있습니다. 정신적 학대란, 상대방에게 반복적으로 불안을 유발하거나 위협감을 조성하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행동들을 의미하는데, 남편분의 태도는 여기에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고객님께서 집을 벗어나 외박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도 이해가 됩니다. 치료받는 와중에 오히려 더 큰 공포와 스트레스가 집 안에서 반복된다면, 그 공간은 회복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병을 악화시키는 환경이 되어버립니다. 그런 환경을 회피하는 것은 ‘가출’이나 ‘이탈’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대응입니다. 이런 경우, 본인의 외박이나 거리두기가 오히려 정상적인 대처로 인정되며, 이후 혹시 이혼이나 위자료 청구 등의 법적 문제로 이어지게 될 경우에도 매우 중요한 정당화 근거로 작용합니다.

결론적으로, 남편분의 행동은 현재 상황에서 명백한 배우자의 방임, 즉 방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단순한 무관심이 아닌, 이미 정신질환을 치료 중인 배우자에게 회복을 방해하고, 고통을 더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혼인관계 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 이는 민법에서 말하는 부부의 협조·부양·보호의무 위반이며, 이혼 사유로도 충분히 인정될 수 있습니다.

만약 향후 법적 대응(이혼 소송, 위자료 청구 등)을 고려하신다면, 지금부터라도 남편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고객님께서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 진단서, 상담기록, 남편의 외박이나 술자리 내역, 공포 분위기 조성 당시의 문자, 통화 내역 등은 모두 법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객님의 건강과 안전입니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내가 편안하고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남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 관계가 본인의 정신 건강을 무너뜨리고 있다면, 그 자체가 치료에 해가 되는 독성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고객님의 고통은 절대 사소하지 않으며, 지금은 고객님 자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켜야 할 시간입니다.

법률 관련 문의는 언제든지 전화 주시면 성심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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